이번 회에선 토마스 쿤의 과학혁명의 구조를 중심으로 최신의 철학, 심리학, 인지과학, 물질과학이론에서의 수렴과 융합의 프레임의 발달을 소개하고 혁신을 체화하는 방법으로서의 발제적 방법을 더 자세히 들여다 보자.

토마스 쿤(Thomas Samuel Kuhn 1922~1996)은 패러다임의 개념을 만들었다. 이 과학철학의 용어는 택시와 같이 전 언어권에서 공통적으로 쓰이는 일반명사화 됐다. 한국에선 때로 오타쿠 백과사전 ‘엔하위키 미러’가 위키백과보다 더 적확한 설명을 하곤한다.

엔하위키 미러에 따르면 토마스 쿤의 설명은 다음과 같다.

칼 포퍼의 반증(falsification) 개념에 입각한 과학의 발전론과 대비되는 전과학(pre-science) – 정상과학(Normal Science) – 이상상태(Anomaly) – 과학혁명(scientific revolution) – 또다른 정상과학 정립의 사이클을 통한 이산적 과학발전, 즉 과학혁명론을 내세웠다. 그 과정에서 패러다임이라는 개념을 적극적으로 도입하여 과학의 발전과정을 해석했다. 이는 프랑스의 과학철학자인 가스통 바슐라르의 “인식론적 단절”의 개념에서 온 것으로, 한마디로 과학은 원래 있던 학설이나 이론을 반증하거나 축적하는 등 과거에 ‘과학 이론’이라 불렸던 것에서 유래된 것이 아니라, 인간의 새로운 사고 방식의 등장과, 과거의 소위 ‘과학 이론’과 배치되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등장하면서, 더 이상 그러한 점을 설명할 수 없는 과거의 이론과 ‘단절’된 새로운 이론이 마치 혁명과도 같이 등장한다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프톨레마이오스의 천동설에서 코페르니쿠스의 지동설로의 변화, 뉴턴식 고전 물리학에서 아인슈타인 이후의 현대 물리학으로의 변화 등이 있다.

역시 엔하위키 미러에 따르면 번역본을 읽는 것 보다 원서를 권장하니 원서의 도표들을 이용해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자.

정상과학의 단계는 과학의 시작 단계로 하나의 패러다임만 존재하며 학파가 존재하지 않는 문제풀이 연구의 단계다. 이상 단계는 마치 P대 NP의 문제들과 같은 중요하지만 해결되지 않을 것 같은 문제들을 잉태한 상태다. 위기 단계는 기존 과학철학의 근본이 위협당하며 패러다임의 제한들이 느슨해지고 경쟁적 이론들과 새 패러다임이 돌출된다. 혁명 단계는 젊은 과학자들이 새 패러다임에 천착하며 약간의 기존 과학자들이 전향적 태도를 보인다. 간단히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하듯 기존의 패러다임이 새로운 내용을 더 담을 수 없는 상태가 되었을 때 새로운 지평이 열린다고 할 수 있다. 토마스 쿤은 이 혁명의 과정을 인류의 물질과학의 역사에 적용한다.

수렴에 대해선 인지과학자인 이정모 교수가 <인지과학적 관점에서 본 학문의 융합> 및 다른 글에서 좀 더 상세히 밝히고 있다.  이정모 교수는 또한 한국교육개발원미래교육위원회에서 편찬한 <창의성 개념의 인지과학적 재해석>(2011)에서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인지과학은 양자과학이 발흥한 1920년대와 카오스가 태동한 1970년대의 중간 지점인 1950년대에 태동했다.

이 시기는 사이버네틱스를 기반으로 물리학, 생물학, 컴퓨터 과학, 사회공학 등 다양한 학제들에서 다양한 이론들이 폭발적으로 등장한 시기다. 심리학에서의 인지심리학을 중심으로한 인지주의와 컴퓨터과학의 정보이론, 뇌과학의 연결주의 등이 주축이 된 기존과 다른 이론들은 새로운 설명이 틀이 필요했고 인지과학은 이 다양한 학문들의 바탕을 연결하는 과학의 과학으로 자연스럽게 탄생했다.

융합과 창조란 이와 같은 구조안에서 해석 및 논의되고 세부 프로세스로 발전, 적용되어 온 데 비하여 한국에선 인지과학적, 철학적 해석이 이루어지지 않은 채, 단순히 개인의 특출한 상상력에 의존해 그것을 장려한다거나 여러 학문문과와 정보통신, 콘텐츠 분야를 한데 뒤섞는 이른바 비빔밥 문화로 대중화 되어 일반대중은 물론 산업계에 그 의미가 정확히 적용되어 실천되지 못한 실정이다.

실상 융합이란 무엇인가 하는 것에 대해선 전문 인지과학자들 외엔 정확히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 개념의 근간이 엄밀히 설정되지 못하고 사회적으로 공유되지 않은 채 융합-창의성은 인문학이란 단어 처럼 유행하고 있다. 인지과학적으로 융합이란 실상은 다양한 분야들이 수렴해 영역을 창출하는 토마스 쿤의 혁명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라 할 수 있고 융합이라하기 보다 수렴이라고 하는 것이 옳다.

‘창의적 산물의 생성과정은 다음과 같은 연쇄에서 비롯된다고 볼 수 있다. 창의적 산물의 생성과정은 또한 움베르또 마뚜라나와 프란시스코 바렐라(2007)가 이야기하는 자가생산(autopoiesis) 과정의 일종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창의적 산물 ← 창의성 ← 개념적 혼성 ← 내러티브 짓기 ← 몸활동에 바탕한 체화적 인지 ← 몸활동 ← 사회·문화적 환경’

주관과 세계 사이의 관계를 다룬 서구 철학의 경향은 불교의 영향을 받은 쇼펜하우어에서 찾을 수 있다. 쇼펜하우어는 스스로를 서구에서의 최초의 불교신자라 명명했다.

자가생산(Autopoiesis)이란 프란시스코 바렐라와 그의 스승 움베르또 마뚜라나가 1972년에 정의한 것으로 에셔(M. C. Escher)의 그림에서와 같이 한 체계(System)은 스스로 재생산과 유지의 자기언급 능력을 가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Poiesis는 행위를 일컫는 말로 아리스토텔레스, 마르크스, 한나 아렌트의 사용법이 서로 다른데 마뚜라나와 바렐라가 전혀 새로운 의미를 부여했음을 주목하자.

토마스쿤은 과학적 상상력은 한시대에서 다음 세대로 비연속적으로 변화, 과학사는 단서가 아닌 변화무쌍한 과정을 겪는다, 한 가지 이상의 해석이 가능한 인문적 자연사가 존재한다고 말한다. 자기지의 역사는 소크라테스 이후 고대 그리스 철학 부터 근현대 철학 까지 존재한다. 인지과학은 지식 추구 자체의 정당성을 옹호하고, 인식론과 심리학적 제약에서 완전히 벗어난 다학제적 지식을 생각하도록 한다. 인지과학은 사회적 관행에 영향 주는 기술과 완전한 연결을 하며 기술이 그 중계 역할을 행한다. 인지과학은 서양사회가 최초로 인간의 일상상활과 활동에서 마음과 기호조작의 관계라는 문제에 직면하게 한다. 그러므로써 인지과학은 인간 경험에 대한 수백만년의 통속적 이해를 변화하게 한다.

The Embodied Mind (1992)
2016년에 John Kabat Jin이 해제를 한 새로운 버전이 출판되었다.

몸활동에 바탕한 체화적인지란 무엇일까? 앞의 칼럼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프란시스코 바렐라는 「The Embodied Mind」(1992)를 통해 현상학과 인지주의를 뛰어 넘는 체화(Embodiement)를 역설했다. 바렐라는 방법적으로 무아적, 중도적 체험과 그것이 몸으로 체화되어 행동으로 나타나는 발제(Enaction)을 소개하며 기존 과학 연구 방법 패러다임으로 부터의 거대한 이동을 모색했다.

바렐라의 주장이 단순히 건강한 육신에 깃든 건강한 마음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물질과 마음을 나누지 않는 비이원론이 필요하다. 또한 책을 통해 바렐라가 제시한 경험이 몸과 마음이 둘이 아닌 의미에서 중요하다.

체화된 마음은 불가지론처럼 보이는 복잡계(Chaos)의 동역학에서 상위 차원을 하위 차원에 투사시키는 생명과 질서의 끌개(Attrator)를 제공한다.

나이키는 조깅화와 함께 명상 매트를 팔고 있다! 다음 일곱번 째 칼럼에서는 ICT시대의 인간, 사회, SNS의 의미에 대해 알아보고 이어지는 마지막 여덟번 째 칼럼에서는 과학혁명의 구조와 체화-경험을 이용한  IT프로젝트에 대해 생각해 보자.

Juno
Author

한국표준협회 경쟁력향상센터 수석전문위원 nahojun@sode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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